점자 약자와 약어: 한글 점자는 왜 줄여 쓸까
한글 점자는 자주 쓰는 글자와 낱말을 줄여 써요. 글자를 줄인 것을 약자, 낱말을 줄인 것을 약어라고 해요. 한국 점자 규정에는 약자 27개와 약어 7개가 있고, 이것을 쓴 표기가 표준이에요. 쓰고 싶을 때만 쓰는 게 아니라, 점자 책과 안내문은 이 표기로 만들어요.
핵심 정리
- 약자 27개: ‘가’처럼 자음과 ㅏ를 줄인 11개, ‘억’처럼 모음과 받침을 한 칸으로 줄인 14개, 그리고 ‘것’과 받침 ㅆ.
- 약어 7개: 그래서, 그러나, 그러면, 그러므로, 그런데, 그리고, 그리하여.
- 줄여 쓰는 이유는 책의 부피를 줄이고 빨리 읽기 위해서예요(규정 제6항).
- ‘다음’처럼 ‘나, 다, 마, 바, 자, 카, 타, 파, 하’ 뒤에 모음이 오면 ㅏ를 줄이지 않아요(제17항).
- 약어는 낱말 앞에 다른 글자가 붙으면 쓰지 않아요. ‘그리고’는 줄이지만 ‘찡그리고’는 줄이지 않아요(제18항).
왜 줄여 쓸까
점자는 글자 하나가 손끝 크기의 칸을 차지해서, 같은 내용이라도 묵자(눈으로 읽는 글자)보다 훨씬 부피가 커요. 한국 점자 규정 제6항은 한국 점자를 책의 부피를 줄이고, 정확하고 빠르며,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정한다고 밝혀요. 국립국어원 해설서는 약자와 약어를 많이 쓰면 부피는 줄지만 익히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, 묵자를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쓰도록 했다고 설명해요.
약자 1: 자음과 ㅏ
‘가, 나, 다, 마, 바, 사, 자, 카, 타, 파, 하’는 한 칸으로 써요.
| 가 | 나 | 다 | 마 | 바 | 사 | 자 | 카 | 타 | 파 | 하 |
|---|---|---|---|---|---|---|---|---|---|---|
| ⠫ | ⠉ | ⠊ | ⠑ | ⠘ | ⠇ | ⠨ | ⠋ | ⠓ | ⠙ | ⠚ |
‘가’와 ‘사’는 따로 정한 칸을 쓰고, 나머지는 ㅏ를 빼고 첫소리만 적어요. ‘라’와 ‘차’는 줄이지 않고 ㅏ까지 적어요. 받침이 붙어도 약자를 그대로 써요(제13항): ‘강산’은 ⠫⠶⠇⠒, ‘난방’은 ⠉⠒⠘⠶이에요.
약자 2: 모음과 받침
모음과 받침을 한 칸으로 줄인 약자가 14개예요.
| 억 | 언 | 얼 | 연 | 열 | 영 | 옥 |
|---|---|---|---|---|---|---|
| ⠹ | ⠾ | ⠞ | ⠡ | ⠳ | ⠻ | ⠭ |
| 온 | 옹 | 운 | 울 | 은 | 을 | 인 |
|---|---|---|---|---|---|---|
| ⠷ | ⠿ | ⠛ | ⠯ | ⠵ | ⠮ | ⠟ |
이 약자들은 앞에 어떤 첫소리가 와도 써요(제15항). ‘먹’은 ㅁ과 ‘억’, ‘눈’은 ㄴ과 ‘운’으로 ⠑⠹, ⠉⠛이에요. 겹받침이 있으면 약자 뒤에 남은 받침을 적어요: ‘넓다’는 ⠉⠞⠃⠊예요.
약자 3: 것과 받침 ㅆ
‘것’은 약자 가운데 유일하게 두 칸이에요(⠸⠎). 의존 명사로 아주 자주 쓰이기 때문에 첫소리까지 포함한 약자가 됐어요. 받침 ㅆ도 한 칸 약자(⠌)로 적어요: ‘있다’는 ⠕⠌⠊예요.
된소리가 붙으면 된소리 표를 앞에 더해요(제14항). ‘까’는 ⠠⠫, ‘싸’는 ⠠⠇, ‘껏’은 ⠠⠸⠎이에요. 다만 ‘껐’은 ‘꺼’와 받침 ㅆ으로 적어요(⠠⠈⠎⠌).
줄이지 않는 경우
약자는 표준이지만, 잘못 읽힐 수 있는 자리에서는 쓰지 않아요.
| 경우 | 예 | 점자 |
|---|---|---|
| ‘나, 다, 마, 바, 자, 카, 타, 파, 하’ 뒤에 모음이 올 때(제17항) | 다음 | ⠊⠣⠪⠢ |
| 위와 같지만 뒤에 ‘예’가 오면 붙임표를 넣고 줄여요 | 다예 | ⠊⠤⠌ |
| ‘팠’은 늘 ㅏ를 적어요(제17항 붙임) | 팠다 | ⠙⠣⠌⠊ |
| 숫자와 붙임표 뒤의 ‘나, 다, 마, 카, 타, 파, 하’(제39항) | 10-나 | ⠼⠁⠚⠤⠉⠣ |
‘다음’을 ㅏ 없이 쓰면 ‘듬’으로 읽힐 수 있어서예요. ‘팠’을 줄이면 자주 쓰는 ‘폐’와 같아져요. 해설서는 줄이 바뀌는 자리에서는 혼동이 없으므로 다시 줄여 쓴다고 덧붙여요.
성, 정, 청
‘성, 썽, 정, 쩡, 청’은 모음이 ㅓ인데도 ‘영’의 약자로 적어요(제16항). 현대 국어에서 ‘셩, 졍, 쳥’ 표기가 사라졌기 때문이에요. 그래서 ‘정성’은 ⠨⠻⠠⠻이에요. 거꾸로 외래어 ‘셩’ 같은 글자는 ㅕ와 받침 ㅇ을 따로 적어요(⠠⠱⠶). ‘덩, 컹, 텅’은 ㅓ와 받침 ㅇ으로 적어요(⠓⠎⠶).
약어 7개
| 그래서 | 그러나 | 그러면 | 그러므로 |
|---|---|---|---|
| ⠁⠎ | ⠁⠉ | ⠁⠒ | ⠁⠢ |
| 그런데 | 그리고 | 그리하여 |
|---|---|---|
| ⠁⠝ | ⠁⠥ | ⠁⠱ |
약어는 모두 1점(⠁) 다음에 한 칸이 붙어요. 뒤에 다른 말이 붙어도 써요: ‘그래서인지’는 ⠁⠎⠟⠨⠕예요. 하지만 앞에 다른 음절이 붙으면 쓰지 않아요: ‘찡그리고’는 ⠠⠨⠕⠶⠈⠪⠐⠕⠈⠥예요. 1997년 규정에서는 접속 부사일 때만 약어를 썼지만, 2006년 개정에서 품사 제한이 없어졌어요.
자주 묻는 질문
약자를 안 쓰고 풀어서 써도 되나요?
한국 점자 규정은 약자와 약어를 쓴 표기를 표준으로 삼아요. 처음 배울 때 자모부터 익히는 것은 좋지만, 책과 안내문은 약자를 써서 만들기 때문에 읽으려면 약자를 알아야 해요.
약자는 모두 몇 개인가요?
약자 27개, 약어 7개예요. 약자는 자음과 ㅏ를 줄인 11개, 모음과 받침을 줄인 14개, ‘것’, 받침 ㅆ이에요.
‘라’와 ‘차’는 왜 약자가 없나요?
해설서는 ㄹ의 점형이 쉼표와 같고, ㅊ의 점형이 예전에 글자나 구절을 되풀이하는 기호로 쓰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해요.
